• 도쿄 필하모닉 ‘8·15 평화 음악회’
    오충근 교수·유키 구라모토 ‘호흡’
    2000여 日관객 ‘아리랑’에 젖고…

    15일 저녁 일본 도쿄의 동경예술센터 대공연장. 객석 2000여석이 가득찬 가운데 흰색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일본 여성 진행자가 무대 위로 올라왔다. 인기 토크쇼 ‘데쓰코의 밤’ 진행자이자 세계 35개국에서 2000여만부가 팔려나간 베스트셀러 ‘창가의 토토’ 저자인 구로야나기 데쓰코 도쿄 필하모닉 부이사장이었다.

    “8월15일은 우리에게 잊을 수 없는 날로 도쿄 필하모닉은 지난 89년부터 매년 평화를 염원하는 음악회를 열고 있습니다. 올해의 지휘자는 한국 음악계의 유망주인 오충근(부산 고신대 교수)씨입니다.”

    데쓰코 부이사장의 소개와 함께 오씨가 연단에 올라 도쿄 필의 지휘봉을 잡았다. 비제의 ‘아를르의 여인’ 모음곡부터 스트라빈스키의 발레 모음곡 ‘불새’까지 한국 지휘자와 일본 오케스트라는 때로는 다이내믹하고, 때로는 부드럽게 서로 호흡을 맞춰갔다. 이날 협연자인 유키 구라모토는 한국에서만 음반이 150만장 이상 판매된 세계적인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사회자 데쓰코는 구라모토에게 “배용준씨나 이영애씨 같은 ‘한류 스타’와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는데 소감이 어떠냐”며 한국 관련 질문을 집중적으로 던졌다. 구라모토는 “이영애씨가 제 음악의 팬이라고 말해서 기뻤다”고 답했고, 그때마다 객석에서도 웃음이 번져나갔다. 일본 청중들은 웃고 즐기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한·일 문화 교류의 현주소를 돌아볼 수 있었다.


    앙코르 곡으로 한국의 ‘아리랑’이 울려 퍼지자, 관객들은 낮은 허밍으로 멜로디를 따라 읊조리기도 했다. 같은 날 아침,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며 “8월15일을 피해도 반발이 있기 때문에 오늘이 적절한 날”이라고 발언해 아시아 각국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하지만 올해 콘서트에 오 교수를 초청한 구레마츠 사부로 도쿄 필 상무이사는 “정치와 문화는 별개다. 오늘만이라도 음악을 통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우리의 광복절이자 일본의 종전(終戰) 기념일인 15일, 일본 도쿄에선 너무나 다른 두 장면이 동시에 펼쳐지고 있었다.

    조선일보
    김성현기자

  • 2007/01/26 17:09 2007/01/26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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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과 다시 연주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쁩니다." 지난해 5월에 이어 일본 최고의 오케스트라인 도쿄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두 번째 연주회를 갖는 부산의 오충근(고신대 교수·부산심포니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지휘자가 인사를 건네자 리허설장에 모인 단원들 사이에서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왔다.

    지난 14일 오후 1시 일본 도쿄 오페라시티 리사이틀홀 대리허설룸. 이곳에선 15일 오후 6시30분 도쿄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리는 '2006 하트풀 콘서트'의 리허설이 시작됐다. 이번 연주회의 지휘봉을 잡는 오 지휘자는 고추장이 든 초콜릿을 단원들에게 돌리며 "고추장처럼 뜨거운 열정을 연주에 실어 표현하자"며 분위기를 잡았다.

    1부 리허설은 스트라빈스키의 발레 조곡 '불새'의 선율로 문을 열어 앙코르곡인 '아리랑'으로 마무리됐다. 특히 '아리랑'은 광복절(일본의 종전기념일)을 맞아 북한 작곡가 최성환이 편곡한 곡을 한국 지휘자가 통솔하고 일본 오케스트라가 연주해 이색적이고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시작된 2부 리허설은 일본이 낳은 세계적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와 함께하는 시간이었다. 그의 히트작인 '레이크 루이즈(Lake Louise)'를 비롯해 '파리 겨울 이야기',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제2번 등이 연주됐다. 유키 구라모토는 "오랜만에 규모가 큰 오케스트라와 함께해 마치 학생으로 되돌아간 기분"이라고 말했다. 도쿄필 아라이 에이지 악장은 리허설 직후 "이번 연주회는 매년 종전기념일을 맞아 벌이는 평화를 위한 기도인 만큼 음악을 통해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하나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로 17회째를 맞는 하트풀 콘서트는 세계적 명성의 도쿄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일본 종전기념일을 기리기 위해 해마다 여는 연주회. 오 지휘자는 제국주의 야만성을 돌이켜 반성하는 도쿄필의 기념 연주회를 통솔하는 첫 번째 외국인 지휘자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연주회에 앞서 오 지휘자는 "음악으로 한·일 양국이 화합할 수 있는 징검다리를 놓고 싶다"고 했다. 도쿄=백태현기자 hyun@busanilbo.com

    출처: 부산일보
    2007/01/22 11:36 2007/01/22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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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과 정치의 세계는 다르다. 이날 콘서트도 순수한 음악 행사로 열렸다. 그러나 ‘8.15’의 특별한 날이었던 만큼, 같은 날 똑같은 연미복 차림으로 무대에 오른 한국 지휘자와 일본 지도자의 행동이 극명하게 대비될 수 밖에 없었다. 음악이나 정치나 지도자에 대한 호칭만 다를 뿐 통하는 원리는 비슷하다. 명지휘자는 다양한 악기, 수십명의 연주자들이 조화를 이루도록 해 아름다운 화음을 엮어 낸다. 명지도자는 사회의 다양한 이해와 갈등 요소들을 조정해 살기편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간다. 지휘자나 지도자나 모두 지휘봉을 잘못 휘둘렀을 경우 듣기 거북한 불협화음을 낳는다. 고이즈미 총리의 이날 행보가 그랬다.

        한국의 광복절이자 일본으로서는 종전기념일인 15일 이른 아침 도쿄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연미복을 차려입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한국과 중국의 반발이 있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참배에 나선 것이다. “언제 참배를 하더라도 비난은 피할 수 없기 때문에, 가장 적절한 날을 골라 참배를 했다”고항변했다. 또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않고 평화가 계속되길 기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이즈미 총리의 이날 참배는 일본내 양식있는 인사들은 물론 주변국들의 강력한 비난을 샀다.과거 일제가 저지른 수많은 만행들에 대한 앙금이 남아있는 인접국 국민들의 감정을 자극, 갈등과 불안을 조장하면서 평화가 유지되기를 바란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않기 때문이다.

        반면, 같은 날 저녁 야스쿠니에서 멀지않은 곳에 위치한 도쿄예술극장에서는 도쿄필하모니교향악단의 ‘하트풀 콘서트’가 열렸다. 도쿄필이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해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시작한 뒤 올해로 17회째를 맞는 연주회다.

        부산심포니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인 오충근 고신대 교수는 일본인만 300만명의 인명피해를 낸 전쟁이 종식된 날, 일본인 관객들에게 감동의 멜로디를 선물했다. 공식 연주가 끝난 뒤 장내가 떠나갈 듯 터져나오는 박수에 보답하기위해 앵콜도 두곡이나 선사했다.고이즈미 총리와 똑같은 연미복 차림으로 무대에 오른 것이다. 콘서트가열린 극장 메인홀은 1천999석이 관객들로 빈틈없이 메워졌다. 특히, 북한 작곡가 최성환이 편곡한 아리랑이 앵콜곡으로 울려퍼졌을 때는 장내를 숙연하게 했다. 북한 작곡가가 편곡한 곡을, 남한 지휘자가 지휘하고, 일본 교향악단이 연주해 콘서트를 더욱 뜻깊게 한다는 사회자의 설명을 들은 터였다.

        사회를 맡은 일본의 유명 여류 연예인이자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친선대사로 23년째 활약하고 있는 구로야나기 데쓰코씨도 이날의 특별한 의미를 여러차례 강조했다. 61년전 전쟁이 막을 내린 특별한 날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는 당부였다. 야스쿠니 신사와 도쿄예술극장은 지하철로 6정거장 떨어져 있다. 택시로도 길만 안막히면 10여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는 두 장소에서 두 연미복을 입은 신사가 펼친 행사를 보면서 평화의 의미를 음미해본다.

    출처: spaceworldcenter

    2007/01/22 11:22 2007/01/2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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