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심포니 '기업사랑 음악회'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 등과 협연

 
  오충근
10살난 소년이 있었다. 이웃에 살던 2살, 4살 터울의 동생들과 마냥 뛰어놀았고 그 집에 살고 있던 외삼촌은 소년을 조카처럼 데리고 다니길 좋아했다. 부산 동래구 금강동물원이나 식물원 등이 그들 넷의 아지트였다. 어느 날 외삼촌이 소년에게 물었다. 커서 뭐가 되고 싶냐고. 당시 아버지가 편찮으셨던 소년은 "의사요"라고 답했다. 세월이 훌쩍 지나 소년은 '컨닥터'(지휘자·Conductor)가 됐다. 40여 년 만에 소년을 만난 삼촌은 "닥터(doctor)가 되고 싶다더니 '큰(컨) 닥터'가 됐구나"라며 대견해했다.

오는 17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대한민국 기업사랑 음악회'를 개최하게 된 부산심포니오케스트라(BSO) 오충근(고신대 교수) 지휘자와 후견인 비엔그룹(부산 금정구 구서동·조선기자재 업체) 조성제 회장의 인연이다. 40여 년 전 이웃으로 정을 쌓은 두 사람이 다시 만난 건 지난 2월 오충근 후원회 결성 1주년 기념 음악회.

 
  김지연
서로의 존재를 잊은 채 앞만 보고 달려왔던 둘은 2~3년 전 성공한 기업인 및 음악인 등으로 소개된 기사를 보며 근황을 확인했다. 그러던 중 1주년 음악회에 참석하게 된 조 회장은 조카처럼 아꼈던 오 지휘자의 후원회 회원이 됐고, 예술을 통해 시민과 경제인이 상호소통하는 축제의 장을 펼치기로 의기투합했다.

비엔그룹과 함께 하는 이날 공연은 출연진의 면면이 화려하다. 뛰어난 음악성으로 짧은 시간 안에 음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 13세에 미국 줄리아드에 입학한 그는 1984년 뉴욕 필하모닉 오디션에서 우승한 후 쥬빈 메타의 지휘로 뉴욕필과 함께 비외탕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5번(이날 연주곡이기도 하다)을 연주했다. 1년 뒤에 카네기 홀과 케네디 센터에서 슈나이더의 지휘로 뉴욕 현악오케스트라와 협연했으며 1993년 음악인들이 가장 영예롭게 여기는 난파상을 받았다.

 
  김덕수
2부의 오프닝 무대는 한국 사물놀이의 명인 김덕수가 사물놀이와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마당'(강준일 작곡)을 부산초연으로 연주한다. 화음을 중시하는 오케스트라와 리듬의 변형 등 까다로운 요소가 많은 사물놀이가 만난 이 곡은, 우리의 흥과 장단의 멋이 오케스트라의 웅장함 속에서 빛을 발하게 된다. 1990년대 중반 유엔 총회장에서 연주돼 우리 음악의 세계화에 기여한 바가 큰 작품이다.

이외 스비리도프의 애잔함이 묻어나는 '올드 로망스'(볼쇼이 아이스 발레단의 전문 레퍼토리)와 신나는 춤곡인 보로딘의 '폴로베츠인의 춤' 등을 BSO의 연주로 감상할 수 있다. 7만~2만 원. 1577-7600, 1544-1555
임은정 기자  입력: 2008.06.11 19:55 / 수정: 2008.06.12 오후 2:19:59
2008/06/13 08:06 2008/06/13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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