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충근 후원회 1년의 성적표는 '희망'
정기연주회·국제음악제 등 잇단 지원
개인 후원 넘어 문화발전 도우미로
26일 1주년 기념음악회도 열어

 
1년 전 이맘 때, 부산에서는 물론 전국적으로 보기 드문 창립식이 열렸다. 지역의 한 음악가를 지원하겠다며 결성된 후원회가 앞으로 스타 음악인을 키우면서 지역 문화운동으로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후원인들의 면면은 다양했다. 최근 2년간 음악가의 활동을 지켜 본 공대 교수가 중심이 됐고, 변호사 미술가 기업가 주부 등 각계각층이 십시일반으로 지원키로 뜻을 뭉쳤다. '문화기반이 약한 지역에서 과연 정착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도 컸지만 어느 새 후원회 활동은 1년을 넘어섰고, 창립1주년을 기념하는 음악회도 준비됐다.

오는 26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지휘자 오충근(사진)의 후원회(회장 경성대 김진천 교수)가 여는 기념음악회 '문화의 등불이 되어…'가 그것. 고작 1년 동안 뭘 하겠느냐는 의구심을 떨쳐버리기라도 하듯, 지난 한해 동안 오 지휘자(고신대 교수·부산심포니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는 연간 한 차례에 그쳤던 부산심포니오케스트라(이하 BSO)의 정기 연주회를 두 번 열었고, 부산국제음악제·합창제·영화제 등 3대 국제행사에서도 연주할 수 있었다. 한 회 공연에 2000만 원 이상 소요되는 정기연주회 비용의 상당 부분을 후원회가 보조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0월에는 미국의 3대 오케스트라 중 하나인 필라델피아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종신 악장인 데이비드 김을 초청, BSO와 합동공연을 하도록 주선했다.

"처음 시작할 때는 개인의 후원회 차원으로 전개됐지만 지금은 자연스럽게 메세나 운동으로 외연이 넓어지는 것 같다. 지휘자의 악기가 오케스트라인 만큼 지휘자를 후원한다는 것은 간접적으로 음악계, 오케스트라 전체에 좋은 영향을 미치면서 가시적으로 효과를 보이는 것 같다." 오 지휘자의 말이다. 김진천 회장은 "클래식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나 호응도가 낮아 회원수를 늘이는 게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그래도 오 지휘자의 연주회 때마다 공연 티켓을 단체로 구매해 회원 및 소년소녀가장 보육시설 등에 보내면서 조금씩 문화의 저변을 넓혀 간다는 자부심이 크다"고 밝혔다. 이날 레퍼토리는 번스타인의 '캔디드 서곡'에서부터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스페인 기상곡' 등이다. 협연자는 테너 장원상(경성대 교수), 가야금 김남순(부산대 교수), 피아노 임수정, 바이올린 이지화 등 부산에서 활동하는 음악가로 구성했다.

이제 막 후원회는 걸음마 수준을 넘어섰다. 창립 취지에서 밝혔던 신예음악회 개최, 장학금 지급 등을 통한 음악영재의 육성, 부산지역 음악 인프라(음악대학 음악단체 공연장 등) 발전 지원 등도 하나씩 풀어야 할 매듭이다. 개인 후원회라는 '작은 등불'로 불을 밝혔지만 앞으로 10년 후에는 부산 전역에서 타오르는 '문화의 횃불'이 되겠다는 게 이들의 꿈이고, 목표다.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  입력: 2008.02.20 20:10
출처: 국제신문
2008/02/21 19:22 2008/02/21 19:22
Posted by webmaster.

Trackback URL : http://ckoh.org/trackback/85


Leave your greetings here.

« Previous : 1 : ... 460 : 461 : 462 : 463 : 464 : 465 : 466 : 467 : 468 : ... 532 : Next »